당뇨병, 고혈압, 천식을 동시에 앓고 있는 나에게 하루하루는 끊임없는 관리와 선택의 연속이다. 특히 식생활은 질병의 악화와 회복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다. 그런 내게 『산음식 죽은 음식』은 단순한 건강서적을 넘어 ‘삶의 방향을 바꾸는 식습관 설계도’로 다가왔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과일은 당뇨의 원인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고지방 식단이다.” 그동안 당뇨 환자에게 과일을 피하라는 조언은 의심할 여지 없는 상식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저자 더글라스 그라함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에 따르면, 과일의 당은 신체에 쉽게 흡수되고 빠르게 에너지로 전환되어 오히려 혈당을 안정시킨다. 반면 지방은 혈관 벽에 불투과성 막을 형성해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해 혈당 수치가 급상승하게 만든다.
이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나는 직접 실천에 나섰다. 점심 한 끼를 바나나, 사과, 키위 등 다양한 생과일로 대체하고, 저녁은 기름기 최소화한 찐 채소와 현미밥으로 구성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나타난 변화는 놀라웠다. 식후 혈당이 눈에 띄게 안정되었고, 만성적인 천식 증상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오전 내내 느꼈던 무기력한 피로감이 사라졌다.
책은 또 하나의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채식을 해도 체중이 줄지 않는 이유는 바로 과도한 지방 섭취 때문이다.” 많은 채식주의자들이 유제품, 견과류, 아보카도, 올리브유 등 식물성이지만 고지방인 식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체중 감량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피로감과 소화불량까지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나는 ‘비건 마요네즈’, ‘너트치즈’, ‘두유라떼’ 등을 일상적으로 즐겼던 시기에 체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 식물성이라는 이름표가 붙었다 해도, 고지방은 결국 지방이라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진실을.
『산음식 죽은 음식』은 조리되지 않은 과일과 생채소를 ‘살아있는 음식’으로 정의하며, 이들이 신체에 가져오는 근본적인 변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반면 고온에서 조리된 음식은 대부분 고지방이며, 열에 의해 필수 영양소와 효소가 파괴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입에 좋은 음식이 몸에는 해롭다’는 역설은 내 경험과 정확히 일치했다. 기름지고 짭조름한 음식은 순간적인 미각의 즐거움을 주지만, 그 대가로 식후 불쾌감, 무기력함, 혈당 급등락이라는 불편한 선물을 남겼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침 공복에 따뜻한 물 한 잔과 제철 생과일 몇 조각으로 하루를 시작한 날은 위장이 편안하고 정신이 또렷했다. 책에서 강조하듯 “소화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지 않으면, 그 생명력이 몸의 회복과 정화에 집중된다”는 원리를 내 몸이 직접 증명해 보인 것이다.
고지방 식단은 혈당뿐 아니라 혈압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저염식만이 고혈압 관리의 핵심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지방이 혈관 내벽에 염증을 일으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하며 결과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키는 주범이었다.
실제로 식단을 변화시킨 후, 내 혈압은 평균 10~15mmHg 안정되었고,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특히 과일과 채소가 풍부한 식단이 혈액을 정화하고 세포에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는 책의 설명은, 내가 경험한 호흡의 편안함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 책이 제안하는 식습관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인류의 본래 식습관으로의 회귀다. 요리되지 않은 자연식물식은 인간의 진화적 설계에 가장 부합하는 식단이다. 물론 나의 식단 전환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침은 생과일, 점심은 반과일·반채소, 저녁은 현미와 찐 채소로 구성하며 점차 조리음식의 비중을 줄여갔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몸이 먼저 느끼는 진실’을 일깨워 준 것이다. 화려한 영양학 이론보다, 실제로 내 혈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몸이 얼마나 가뿐하게 깨어나는지를 직접 체험한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설득이었다.
『산음식 죽은 음식』은 당뇨, 고혈압, 천식 등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과일을 제한하라는 기존 의학 상식을 과학적 논리와 풍부한 사례로 뒤집고, 진짜 범인이 지방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낸다. 약물에 의존하면서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증상에 지친 이들에게, 이 책은 단순한 식이요법을 넘어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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